넷플릭스 중국 드라마 추천-겨우 서른, 삼십이이 <三十而已>
코로나가 이렇게 길게 갈지는 몰랐다. 마스크를 벗고 다니던 시간들이 꿈만 같이 느껴지는 요즘, 해마다 한번 이상은 해외여행을 다녔는데 그러지 못해 슬퍼 대리만족으로 여행 다녔던 지역이 배경이 되는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고 있다. 그렇게 시작한 첫 드라마가 상해를 배경으로 한 '겨우 서른 '이다.
총 43부작으로 우리나라 드라마 와는 달리 꽤 길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한편이 40분가량으로 짧고 줄거리가 탄탄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서른을 앞둔 여자 주인공 3명의 일, 사랑 삶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각자 처한 현실을 통해 마치 내 얘기 같고 아니면 내가 꿈꾸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 - 구자, 만니, 샤오친 |
<구자 역-동요>
결혼한 지 7년 된 전업주부, 남자아이가 한 명 있다. 그녀는 결혼 전에도 업무 능력이 뛰어났지만 일찍 결혼하여 본인의 삶을 잠시 내려 두고 아이와 남편을 뒷바라지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완벽한 여성이다. 또한 남편과 같이 세운 회사일도 관심을 놓지 않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고급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고 상류층 여자들과 어울리면서 아이케어와 남편 사업을 위한 정보를 얻는다.
남편 쉬환산을 대학시절에 만나, 결혼하였고 그는 현재 불꽃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남편은 불꽃놀이를 구상하는 디자이너이고 항상 다정하고 자상한 남편이었다. 그러나 구자가 따낸 계약건에 대해 조사겸 갔던 놀이동산에서 만난 직원과 외도하게 된다.
20살과 30살의 차이가 뭔지 알아? 20살에는 모든 일에서 앞만 봤어.
무언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도, 포기하는 것도 두렵지 않았지.
근데 30살이 되면 다들 조급해지기 시작해.
집사야지, 저축해야지, 아이 낳아야지.
이 모든 걸 아우르는 말이 바로 퇴로야.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있지.
30살이라는 '경고의 종'이 30살이 되는 날,
갑자기 폭발하면서 퇴로가 100개쯤 생기고
앞으로 나아갈 길은 하나도 없는 줄 알아.
일단 이런 생각이 들면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우린 이제 고작 30살이야
인생의 반도 안 살았는데 못할 게 뭐가 있어?
퇴로를 걱정하지 않으려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만니역-강소영>
명품 편집샵 '미실'에서 일하는 슈퍼바이저로 20살에 지방에서 상해로 와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나 부점장까지 오를 수 있을 만큼 직장에서 인정받는다. 큰 고객을 유치하여 승진도 하고 회사 보너스로 크루즈 여행을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부자에다 매너 좋은 남자 량전센을 만나 삶의 변환점을 맞게 된다. 크루즈 여행이 끝나면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만니. 만니는 그런 현실을 직시하고 그 남자와의 추억도 크루즈 여행을 끝으로 보내려 하였으나 남자가 만니를 잊지 못해 상해로 오면서 그 둘의 사랑이 시작된다.
랑젠센과의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만니와 달리 결혼을 꺼려하는 랑젠센, 그리고 만니에게 낯선 여자가 찾아와 랑젠센과는 오랜 연인 사이라며 폭로하고, 이에 큰 충격을 받은 만니는 상해 생활을 정리하고 본인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미 상해 생활의 매력에 빠진 만니는 곳곳에서 상해 생활을 떠올리며 결국 꿈을 포기하지 못해 다시 상해로 돌아온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당하면서 모든 것이 좌절되었지만 무너짐을 택하지 않고 독립적인 미래를 꿈꾸며 다시 일어난 만니. 참 멋진 여성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는 순간까지 깨닫지 못하는 게 있어.
타인의 행복을 위해 살았는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았는지.
<샤오친 역-모효동>
부동산 관리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가정에서 밝게 살아온 샤오친, 구자와는 오랜 친구 사이이다. 배려심 깊고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회사에서도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해주는 일이 많다.
그녀는 집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지만 남편은 집에서 물고기를 키우는 것이 제일 중요한 사람이다. 결혼은 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없고 공통점이 없어 결혼생활이 위태롭다. 그들은 5년간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는데 3년째에 아이가 생겨버린다. 샤오친은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만 남편은 내키지 않아 한다. 그런 남편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샤오친, 남편은 아이의 심장소리를 듣고는 아이를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아이가 유산되고 두 사람이 계속 부딪히며 둘 사이가 최악에 이르고 결국 이혼하게 된다.
그리고 샤오친의 직장 후배가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샤오친은 누군가 원하는 대로 살아온 착한 딸, 착한 직장동료, 착한 아내였다. 세 친구 중 가장 공감 능력이 뛰어날지언정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소녀 같은 면이 있다. 평생을 수동적으로 살아온 인물이지만 유산과 이혼의 아픔을 통해 진정 나를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적극적인 인물로 변하게 된다.
어제보다 오늘을 더 즐겁게 산다면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가치 있는 거예요.
잊지 마세요. 중요한 건 현재를 사는 거예요.
드라마를 보면 놀랐던 점
송금은 QR코드로
극 초반에 샤오친이 만니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서 처음 만난다. 이때 QR코드를 찍어 한번에 돈을 보내준다. 처음 만난 완전 남에게도 쉽게 이체가 가능하다니 무서우면서도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밥하는 남자들
아직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데 중국에는 남자들이 집안일을 다한다는 거. 중국에는 남성의 가사 참여 정도가 엄청 높다고 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봐도 남자들이 요리며 청소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저녁밥 한 끼가 200위안?
우리 돈으로 치면 약 35천 원 정도인데, 20대의 한 끼라고 치면 좀 비싼 금액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해의 물가가 비싸다는 것과 거기 사는 대학생들의 식사금액도 자연스레 상승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 젊은 여성들이 일과 사랑에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많은 공감을 하면서 보게 된다.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나만의 고민만은 아니라는 거 다른 누군가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며 위안 아닌 위안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지. 모든 것이 무너진 것처럼 느낀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은 결국 사람인 것이다.
구자 아버지가 '설이 지났으니 곧 봄이 올 거야'라고 한 말처럼 인생은 멈춰있지 않고 흘러간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또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이렇게 어느 하나라도 겪지 않고 지날 수 없는 계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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