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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스런 것들의 기록

엄마 사라지지마-한설희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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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의 사진작가가 찍은 90세 엄마의 모습을 담은 책

 

작가는 2010년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신 후 엄마까지 사라질까 두려워 엄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이 사진들로 2011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이 신인 작가들에게 주는 상인 '온빛사진상' 수상했으며 2012년 봄 [老母]전으로 전시된다. 이후 전시회때 빠진 미공개 사진들을 포함하여 <엄마, 사라지지마>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매일 어머니 집을 오가며 사진을 찍었고 점점 기력이 없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한순간이라도 엄마를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책은 완성되었다.

 

 

작가는 사진 속의 어머니만 다룰뿐 별다른 말은 없지만 책을 보면서 나는 눈물이 조금씩 났다. 나 또한 5년 전 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엄마를 보며 엄마마저 사라질까봐 두려웠던 순간이 있었다. 영원히 내 옆에 계실 것만 같았던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내편인 우리 아빠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거. 그때부터였나? 나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혼자남은 엄마에게 더 잘하려고 노력해오고 있다. 

 

 

 

69세 사진 작가가 바라보는 90세 넘은 엄마의 모습은 누구에게도 있는 엄마라는 존재이다. 쭈글쭈글한 주름과 검버섯으로 뒤덮힌 마른 얼굴, 하얗게 센 머리카락을 곱게 빗어 넘기고 힘없이 앉아 있는 엄마의 모습.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받은 엄마의 모습은 결국 내 엄마의 모습이기도 하기에 나도 모르게 울컥해졌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화가 나는 일들이 많다. 그래도 화난 표시 내지 않고 잘 참는 나이지만 집에만 오면 말수가 줄어들고 방에 들어가면 나오지를 않는다.  혹여나 엄마가 이런저런 일상을 물어보면 귀찮은듯 피하다 짜증을 내고 만다. 그런 나라도 내 투정을 다 받아주고 못난 모습까지 사랑으로 감싸주는 엄마라는 걸 알기에 나의 못난 모습도 그렇듯 다 드러내보이나 보다. 그런데 그런데.. 이런 내 엄마가 갑자기 사라진다면...나는 이 책을 한장 두장 넘기면서 언젠가 내게도 닥칠 이 일을 상상하며 가슴이 아팠다. 엄마가 사라진다면...

 

 

 

엄마와 더 자주 대화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내가 되기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엄마, 사라지지마>를 한번쯤은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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